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억류하고 굴욕적으로 대우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이 직접 공개한 이 영상은 활동가들이 손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이스라엘 남부 아스돗 항구의 임시 구금시설 바닥에 수십 명의 국제 활동가들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댄 모습이 담겼다. 특히 벤그비르 장관은 이들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히브리어로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이 땅의 주인이다”라고 말하는 모습까지 담겨 조롱 논란을 키웠다. 이 구호선단은 세계 40여 개국 출신 약 430명의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려다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된 선박 탑승자들이었다.
국제사회는 즉각 규탄 성명을 쏟아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를 “굴욕적이고 잘못된 것”으로 규정했으며, EU 집행위원회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튀르키예 등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거나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미국 역시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를 통해 벤그비르 장관의 행동을 “비열한 행동”이라며 비판에 동참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마저 이례적으로 벤그비르 장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성명을 통해 “벤그비르 장관이 구호선 활동가들을 대하고 다룬 방식은 이스라엘의 가치와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외교적 파장을 막기 위해 활동가들을 조속히 이스라엘 영토 밖으로 강제 추방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이 선단에는 한국인 활동가 2명과 한국계 미국인 1명이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의 한국인 체포·감금 행위를 “비인도적이고 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