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화부의 전 인사담당 고위공무원이 면접 여성을 포함한 수백 명에게 몰래 이뇨제를 먹이고 고통받는 모습을 촬영하며 가학적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앙 네그르(Christian Negre)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이 같은 범행을 지속했으며, 2019년 정식 기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형사재판이 열리지 않아 프랑스 사법 체계와 사회 전반의 성범죄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르몽드 등 현지 언론과 뉴욕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네그르는 면접이나 회의를 빌미로 여성들을 유인한 뒤 이뇨제가 섞인 음료를 제공했습니다. 이후 그는 산책 등을 핑계로 화장실을 찾기 어려운 야외로 여성들을 이끌어 고통스러워하거나 노상 방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실험 P’라는 엑셀 파일을 만들어 피해자 181명과의 만남 경위와 반응을 상세히 기록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피해 여성들은 급히 화장실을 찾다 옷이 젖는 수치심은 물론, 신체 부위 손상, 출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네그르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문화부 인사정책 담당 부국장을 지냈으며, 이후 지역문화업무청 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의 범행은 2018년 회의 중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되면서 드러났고, 직위해제 후 면직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베르나르 장르’라는 가명으로 대학에서 인사관리 강의를 하고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학생들의 신고로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수사당국은 네그르의 잠재적 성범죄 피해자가 248명에 달하며, 이 중 180명이 법적 절차에 공식 참여했다고 밝히며 올해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프랑스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에 대한 관대한 문화와 사법 체계의 안일한 대응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네그르가 범행을 ‘실험’이라 칭한 점을 비판하며 프랑스 문화부가 가해자의 ‘사냥터’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