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동양의 지혜서 주역(周易)에는 세상의 현상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제시하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그중 널리 알려진 진단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항룡유회(亢龍有悔)'이다. 이 메시지는 주역의 첫 번째 괘인 중천건(重天乾)에서 유래한 것으로, 권력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항룡유회'는 본래 물속에 잠겨 있던 용이 노력과 인연을 통해 마침내 하늘로 오르는 과정을 비유한다. 이는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어떠한 권력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엄중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최고점에 도달한 존재에게도 한계와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항룡유회'에서 '항룡(亢龍)'은 만족을 모르고 끊임없이 더 높이 오르려고만 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이처럼 과도한 욕망과 멈출 줄 모르는 상승 지향은 결국 태산과 같은 커다란 후회(有悔)를 불러온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주역은 이를 통해 권력의 정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겸손을 잃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