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 시장이 운영에 필요한 최소 수준에 근접하며 심각한 에너지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칼라일 에너지 패스웨이 최고 전략 책임자(Carlyle's chief strategy officer of energy pathways) 겸 아박스 마켓 공동 회장(co-chairman of Abaxx Markets)인 시장 전문가 제프 커리(Jeff Currie)는 월요일(현지시각)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충격이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리 회장은 전 세계 석유 재고 수치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장된 석유 중 상당량은 파이프라인과 저장 시스템을 안전하게 가동하는 데 필수적이어서 실제 시장에 즉시 공급 가능한 물량은 훨씬 적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시아는 이미 이러한 '최소 운영 수준(minimum operating levels)'에 근접했으며, 유럽은 수 주 내, 미국은 오는 7월까지 부족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등유(jet fuel)에서 경유(diesel)로 문제가 옮겨가며 경유 가격이 등유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전략 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 방출로 유럽이 일시적인 안도감을 얻고 있지만, 이는 지속 불가능하며 여름 운전 시즌이 시작되면 유럽 역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커리 회장은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파티 비롤(Fatih Birol) 사무총장도 지난주 중동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재고 감소가 지속될 경우, 여름철 성수기에 글로벌 석유 시장이 심각한 공급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커리 회장은 미국의 연방 휘발유 세금 유예와 같은 단기적인 조치는 근본적인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물리적인 석유 공급량 증대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인 해결책으로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재개방이 지목됐다. 그러나 커리 회장은 글로벌 재고가 줄어들면서 이란의 협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일요일(현지시각) 팀에게 이란과의 서둘러 합의하지 말 것을 요청한 바 있으며, 커리 회장은 이러한 상황이 이란의 협상력을 더욱 높여 지난 47년 중 가장 강력한 협상 위치에 서게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