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운동가 둥광핑(董廣平·68) 씨가 고무보트를 이용해 한국 영해로 진입하려다 태안 앞바다에서 체포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보도하며, 둥 씨가 여러 차례 중국 탈출을 시도했던 반체제 인사라고 전했다. 태안해경은 전날 한 어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둥 씨를 체포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둥광핑 씨는 과거 중국에서 경찰과 군인으로 복무했으며, 199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관련 서한에 서명한 이유로 경찰에서 파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4년 톈안먼 추모 행사에 참여했다가 중국 당국에 구금되었다. 이듬해 석방된 후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탈출하여 유엔 인권이사회 전신인 인권위원회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으나, 태국 정부에 의해 밀입국 혐의로 중국에 강제 송환되었다. 그는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2019년 석방된 후에도 대만과 베트남을 통한 탈출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중국으로 재송환된 바 있다.

둥 씨를 돕고 있는 중국계 캐나다인 성쉐 씨는 NYT를 통해 둥 씨가 딸이 거주하는 캐나다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둥광핑 씨와 그의 가족은 태국 탈출 당시 캐나다 정부로부터 난민 자격을 획득했던 이력이 있다. 캐나다 이민·난민·시민권국(IRCC)은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개별 사례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캐나다가 난민을 보호하고 재정착을 지원하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둥 씨는 3년 전 제트스키로 한국에 밀입국하려다 체포된 뒤 미국으로 망명 신청한 인권운동가 취안핑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