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를 공격한 주체로 이란을 사실상 지목하고, 향후 이란을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 발생한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 추가 조사를 통해 이란이 공격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란산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 결론 근거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외교부 브리핑에서 한국 화물선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 발사체 2기가 이란에서 개발 및 생산된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이라는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정부는 비행체 엔진 잔해가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하고,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으로 추정되는 글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불발된 미사일에서 확보한 탄두의 형상이 이란 대함미사일과 유사하고, 잔해물의 하늘색 도색과 전자기판의 생산 연도를 고려할 때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두 발의 미사일 탄두에서 고폭 화약이 확인된 점은 의도적인 공격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류윤상 국방부 국제차장은 이를 두고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교적 대응 강화 및 이란 측 입장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란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브리핑 직후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쿠제치 대사는 면담 후 취재진에게 "이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전부 부인한다"며 "절대 개입한 바가 없다"고 나무호 피격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정부는 이란의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향후 손해배상 요구 등 보다 공세적인 외교적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측이 책임을 부인하는 한 외교적 성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및 국제사회 논의

한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25척의 한국 선박(나무호 포함)에 대한 안전한 통행 확보를 위해 이란과의 소통 등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해당 선박들은 나무호 피격 이후 정부 권고에 따라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여 대기 중이다. 또한,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기여'와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의 논의를 지켜보며 단계적인 기여 방안을 검토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제사회의 공조 논의에 적극 참여하며 관련 정세와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