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라질에서 발생한 아르헨티나 관광객의 7세 아동 대상 인종차별 사건으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유럽 중심적 국가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 사건은 아르헨티나인 관광객이 브라질 기차 안에서 흑인 아동을 촬영하며 노예로 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되었으며, 브라질 법에 따라 '인종 모욕'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연이은 인종차별 사건, 국가적 논쟁 촉발

이번 사건은 올해 브라질에서 발생한 세 번째 아르헨티나인 관련 인종차별 사례로, 특히 아르헨티나 관광객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발생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한 아르헨티나 남성이 마트 직원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체포되었고, 1월에는 여성이 나이트클럽 웨이터에게 원숭이 흉내를 내는 영상이 공개되어 논란이 되었다. 이 여성은 사건 이후에도 한동안 브라질 출국이 금지되었으며, 귀국 후에는 아르헨티나 정치인으로부터 환대를 받는 모습이 포착되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유럽 이민 장려' 헌법 조항, 뿌리 깊은 차별의 역사

아르헨티나의 인종차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프리카계 및 원주민 후손으로 구성된 인권 운동가들은 아르헨티나가 헌법상 '유럽 이민을 장려한다'는 조항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백인 중심의 국가 정체성을 구축해왔다고 비판한다. 2022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후손은 약 1%, 원주민 후손은 약 3%로 나타났으나, 전문가들은 실제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 사회가 자국 내 유색인종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또한, 아르헨티나가 유엔의 '대서양 노예 무역은 인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범죄'라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사실도 이러한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브라질과의 복잡한 관계 속 인종차별 문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축구 등 스포츠 경기에서 인종차별적 행위가 반복되는 등 역사적으로도 인종차별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1920년에는 브라질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르헨티나 신문에서 원숭이로 묘사된 사건으로 경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브라질이 흑인 인구 비율이 높고 경찰 폭력 등 사회적 배제가 심각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흑인 인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차별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인종차별 문제를 각각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차별의 양상이 다를 뿐, 근본적인 인종차별 문제는 동등하게 심각하다는 인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