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병원 입원실을 남녀 구분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부나 직계 가족의 간병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사생활 침해 및 성범죄 노출 등 안전 문제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입원실 운영 기준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하고 오는 7월 6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은 입원실을 남녀별로 구분 운영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이번 개정안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개정 추진은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가 부부나 직계 가족이 함께 입원 시 같은 병실 사용이 불가해 간병 부담이 가중된다는 민원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입법 예고 후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에는 4천 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빗발치고 있으며, 상당수가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들은 "입원실은 환자의 사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며 "성별이 다른 환자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것에 심리적 부담이 크다", "성범죄, 불법 촬영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또한, "가족 합실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위해 다수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느냐"며 "가족 합실이 필요할 경우 별도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모든 병실을 남녀 공용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라, 부부나 가족, 어린이 등 환자가 원하거나 의료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한해 같은 병실 사용을 허용하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입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