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역 자원 급감이 국가 안보를 뒤흔드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국군 상비병력은 4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의 56만 3,000명과 비교해 불과 6년 만에 11만 3,000명이 감소한 수치다. 정전 협정 체결 이후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 병력 기준선마저 무너진 셈이다. 기존의 남성 의무 징집제만으로는 더 이상 군을 유지할 수 없다는 엄중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이제 여성 징집과 모병제 도입을 포함한 병역 제도 전반의 근본적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인구 통계학적 현실은 기존 병역 제도의 유효 수명이 다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합계출산율 0.7명대라는 전대미문의 저출생 기조 속에서 현역 입영 대상 남성 인구는 매년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징집률을 무리하게 높여 복무 부적격자까지 입대시키는 임시방편은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병력 부족을 인정하고 국방 구조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군의 근간 자체가 와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둘째, 국가 생존을 위해 여성 징집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현대전은 단순한 육체적 근력을 겨루는 전장이 아니라 첨단 기술과 정보력, 드론 및 무인 체계 운용 능력이 승패를 가르는 기술전이다. 여성의 군 복무는 신체적 차이라는 해묵은 논쟁을 넘어 국가 안보를 위한 인적 자원의 효율적 재배치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세계 여러 안보 위기국들이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듯이, 우리도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여성 의무 복무나 대체 복무 도입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셋째, 현대전에 부합하는 정예 강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병제 혹은 '징·모병 혼합제'로의 단계적 전환을 구체화해야 한다. 첨단 무기 체계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단기 복무하는 징집병보다 장기 복무하는 숙련된 전문 군인이 필수적이다. 모병제 도입은 청년들의 경력 단절을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군을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강한 조직으로 체질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철저한 재원 대책과 모병 기준 마련을 전제로 정예화된 모병제를 지향하는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국가 안보는 타협이나 유예가 불가능한 생존의 문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젠더 갈등에 가로막혀 병역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그 대가는 온 국민의 불행으로 돌아올 것이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민사회는 즉각 범국민적 논의 기구를 구성해 미래 군 구조에 대한 대타협안을 도출해야 한다.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낼 유일한 길은 고정관념을 깨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병역 제도 개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