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선이 오는 6월 21일 결선 투표에 돌입한다. 지난 29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좌파 성향의 이반 세페다(Iván Cepeda) 상원의원과 우파 성향의 아벨라도 데 라 에스프리엘라(Abelardo de la Espriella) 변호사 겸 사업가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승패가 가려지지 않았다. 이는 콜롬비아 정치 지형의 극심한 양극화를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정치 성향 극과 극 후보, 결선 진출

1차 투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로 알려진 데 라 에스프리엘라가 43.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의 동맹인 세페다 의원은 41%의 득표율로 그 뒤를 이었다. 제3당인 팔로마 발렌시아(Paloma Valencia) 후보는 7% 미만의 득표율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으며, 데 라 에스프리엘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폭력과 불안 속 대선, '완전한 평화' 전략 시험대

이번 대선 과정은 전국적인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드론 공격, 납치, 살인, 그리고 지난해 대선 후보 암살 사건까지 발생하며 콜롬비아의 고질적인 내부 무장 갈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는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이 갈등 해결에 대해 상반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세페다 후보는 페트로 정부의 '완전한 평화' 전략을 계승하여 무장 단체와의 대화를 우선시하는 반면, 데 라 에스프리엘라 후보는 강력한 군사 작전과 법 집행 강화를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특히 데 라 에스프리엘라 후보는 엘살바도르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을 롤모델 삼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한 과거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된 알렉스 사브(Alex Saab)와 같은 논란의 인물들을 변호했던 경력으로 비판받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 및 지역 정세 변화 주목

이번 대선 결과는 콜롬비아와 미국 간의 관계, 그리고 남미 지역 정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에콰도르,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여러 국가에서 우파 정부가 들어서는 등 정치 지형이 우경화되는 추세 속에서, 콜롬비아 대선 결과가 지역 연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결선 투표를 앞두고 페트로 대통령은 1차 투표 결과에 대한 불복 의사를 밝히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으나, 선거 당국은 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