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고전 비극 「오이디푸스」가 한국 무대로 올라온다. 23일 공개된 연습 현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처절함이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연극은 다음 달 4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공개된 연습 현장은 극의 핵심 갈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두 개의 주요 장면으로 구성됐다. 첫 장면에서 오이디푸스 역의 양준모는 예언자 테레시아스를 만난 뒤 크레온이 왕위를 노린다고 의심하는 대목을 연기했다. 삼거리에서 죽인 노인이 실은 친아버지 라이오스 왕이었다는 과거를 회상하는 순간, 배우는 붉어지는 얼굴과 돋아난 이마의 힘줄로 자신을 잠식해오는 저주 앞의 고통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했다.

이어진 장면에서 최수종은 오이디푸스 역을 맡아 테베의 가뭄이 자신 때문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인물을 연기했다. 이오카스테 역의 임강희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구한 운명 앞의 절망을 표현했다. 특히 최수종은 길러준 아버지 폴리보스 왕의 부고를 접한 순간 안도감과 슬픔이 교차하는 복잡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코린토스의 사자 역의 남명렬은 오이디푸스가 코린토스 왕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반전의 순간을 연륜 있는 연기로 풀어냈다. 주연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는 신의 가혹한 굴레에 저항하는 인간의 고통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구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