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2명짜리 거실에 4명이 눕는다. 교대로 눕는 게 아니라, 동시에. 한국 교도소 일부 시설의 실제 풍경이다. 법무부가 공식 인정한 '위헌·위법적 과밀 수용'이라는 표현은 그래서 수사(修辭)가 아니다. 법원이 정한 형벌을 집행하는 공간 자체가 이미 법을 어기고 있다는 뜻이다.
2025년 8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 상황을 정면으로 짚었다. 「위헌·위법적인 과밀 수용을 신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가석방 인원을 30% 정도 확대하겠다」고 지시한 것이다. 가석방 확대는 빠르고 비용이 낮은 카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구조적 문제가 해소될 리 없다는 지적이 교정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나온다.
왜 교도소는 계속 찬다
수용 인원 증가는 단순히 범죄가 늘어서가 아니다. 형사정책의 무게중심이 '구금 우선'으로 기울어진 구조가 문제다. 경미한 재산범죄나 마약 투약 사범에게도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수형자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교도소 신설은 수천억 원의 예산과 수년의 공기가 필요하다. 짓는 속도가 차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과밀 수용의 피해는 수형자에게만 돌아가지 않는다. 교정 직원 1인당 담당 인원이 늘어나면 재범 예방 프로그램이 줄고, 수형자 관리가 느슨해진다. 출소 후 재범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교도소 과밀화는 사회 안전망의 구멍이기도 하다.
전자감독·사회봉사…대체형벌의 현실
해법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전자발찌(전자감독)를 포함한 대체형벌이다. 전자감독은 수형자를 사회 안에 두되 위치와 행동을 기술로 통제하는 방식이다. 시설 비용이 구금의 수분의 일에 불과하고, 수형자가 노동·가족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사회 복귀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단기 자유형 대신 전자감독이나 집중 보호관찰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재범률을 유럽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도 2000년대 이후 '스마트 감옥 해소(Smart Decarceration)' 정책의 일환으로 전자감독 대상자를 대폭 확대했다. 한국은 아직 전자감독이 주로 성폭력·살인 전과자 같은 고위험군 출소자 사후 관리에 집중돼 있다. 형 집행의 대안으로 활용하는 폭이 좁다.
사회봉사 명령, 벌금형 확대, 치료감호 연계 등도 대안으로 논의된다. 마약 투약 사범의 경우 구금보다 치료·재활 프로그램이 재범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의 예산과 인력이 교도소 유지비에 밀린다는 점이다.
제도 설계, 어디서부터 다시 짜야 하나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짚는 지점은 '입구'다. 판사가 구금형 대신 대체형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원 단계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현행 형사소송 체계에서 대체형벌은 법원의 재량이 작고, 검사의 구형 관행이 구금 중심으로 굳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해자 측의 반발도 변수다. 「범죄자를 거리에 풀어놓는다」는 인식이 강한 사회에서 대체형벌 확대는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교도소 과밀화가 초래하는 재범 증가, 교정 질 저하, 예산 낭비를 감안하면 구금 위주 정책이 피해자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보장도 없다.
가석방 30% 확대는 응급처치다. 꽉 막힌 혈관에 억지로 피를 밀어 넣는 격이다. 혈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막힘은 반복된다. 대체형벌 설계, 양형 기준 재검토, 치료·재활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교도소 현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