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전력청은 6일 국가 전력 시스템 전체가 전면 차단되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발표했다. 올해 들어 전국 규모의 정전만 세 번째이며, 2024년 말 이후로는 여덟 번째 대규모 정전 사건이다. 약 1천만 명의 쿠바 주민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전 발생 직전 쿠바 영토의 3분의 2 근처가 이미 정전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만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전력망이 붕괴했고, 5월에도 동부 지역 중심으로 대규모 정전을 겪었다. 현재 쿠바 전역에서는 20시간을 넘는 강제 정전이 일상화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제재 강화에 있다. 쿠바는 과거 우방국 베네수엘라로부터 저가 원유를 공급받으며 전력망을 유지해왔으나,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압송 이후 미국의 해상·금융 차단이 강화되면서 연료 공급이 끊겼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들에 대해 관세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쿠바로의 연료 수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쿠바는 필요 연료의 40%만 자체 생산하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73만 배럴의 원유는 4월 말에 이미 고갈됐다. 주민들의 생활 고통이 극한에 달하는 상황 속에서, 지난달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쿠바에서 107건의 거리 시위가 일어났다. 이는 통제 체제 국가인 쿠바 역사상 가장 많은 규모의 시위로, 사회 불안이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