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환기미술관이 수령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에 제초제를 주입해 고사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환경연합과 부암동 주민들은 26일 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기미술관의 불법 행위를 규탄하며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전 9시경 녹색 작업복을 입은 작업자 2명이 환기미술관 담벼락 밖 은행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주입하는 장면이 인근 주민이 제공한 폐쇄회로(CC)TV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주민 홍세진 씨가 최근 말라버린 은행나무 잎들을 발견하고 이상함을 느껴 조사를 시작했고, 이후 제초제 주입 사실이 드러났다. 주민들은 지난 22일 경찰과 함께 미술관을 찾아갔으며, 미술관 측은 해당 은행나무에 제초제를 주사했음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기미술관 측은 과거 종로구청에 '은행나무가 커져 외벽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환경연합과 주민들은 이 은행나무가 사유지에 있다는 이유로 구청의 즉각적인 개입이 어려워 응급조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술관 측에 나무 응급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관련 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했으며, 서울시에는 해당 은행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