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전 총리 행정부 시절 추진했던 르완다 망명 신청자 송환 계획과 관련하여 르완다 정부에 지급해야 할 1억 파운드(약 1,700억 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는 국제 중재 재판소의 판결이 나왔다. 르완다 정부는 이 계획이 무산된 것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해당 금액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영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영국, 르완다 망명 송환 계획 무산 관련 법적 분쟁 승소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상설중재재판소는 3일간의 심리를 거쳐, 2022년 영국과 르완다 간에 체결된 망명 신청자 송환 협정에 대한 법적 분쟁에서 영국 정부가 르완다에 미지급된 비용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 계획은 영국으로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입국한 망명 신청자를 르완다로 보내 심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영국 내 정치적·법적 난관에 부딪혀 2024년 폐기되었다. 특히 2024년 7월 총선에서 집권한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는 취임 첫날 이 계획을 '죽었고 묻혔다'며 '기만적인 술수'라고 일축한 바 있다.
양측 입장 및 재판 결과
르완다 정부 측은 영국 정부가 협정을 위반했으며, 이에 따라 약 1억 파운드의 미지급금과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완다 법무부 장관인 에마뉘엘 우기라셰부자(Emmanuel Ugirashebuja)는 재판부에 제출한 서류에서 르완다가 파트너십 준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으며, 영국이 법적 의무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정부가 계획 폐기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 영국 정부 측 변호인단은 노동당 정부의 집권으로 계획이 폐기되는 것은 '전적으로 논리적'이며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는 것은 '단순한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르완다 측의 1년치 5천만 파운드 청구와 2년치 5천만 파운드 청구를 각각 다수결과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영국-르완다 관계, 망명 송환 외에도 긴장 상태
이번 판결은 영국 정부가 르완다 망명 신청자 송환 계획 관련 법적 분쟁에서 승소했음을 의미하지만, 양국 관계는 이미 다른 사안으로 인해 긴장 상태에 있다. 영국 정부는 르완다가 인접한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M23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르완다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한 바 있다. 이번 망명 송환 계획에는 이미 보수당 정부 시절 약 7억 파운드(약 1조 2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르완다 정부는 만약 영국이 협정 일부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공식 사과를 한다면, 위자료 대신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에 대해 "영국은 우리의 입장을 강력하게 방어했으며, 재판부는 모든 쟁점에서 영국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