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 및 채권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예고하며 구두 개입에 나섰으나, 원화 가치는 1540원대까지 급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외환 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관계 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적기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는 고금리·고환율 흐름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13.6원 하락한 1529.7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 마감 후 야간 거래에서는 한때 1540원대까지 밀리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약 7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는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동 전쟁 지속과 미국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강달러 흐름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채권 시장 역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3% 상승한 3.858%로 마감했으며, 일부 국내 금융사의 채권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숏베팅' 움직임도 감지되었다. 이에 정부는 국고채 발행 물량 축소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금리 인상 사이클 속에서 장단기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으며,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각각 4% 초반 및 4%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 등 초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해외 상장이 예정되어 있어 글로벌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외환 당국은 이러한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국내 자금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긴급 회의를 열어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특히 증권사들이 '우주 상장지수펀드(ETF)' 조성을 위해 스페이스X IPO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정부는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