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향후 약 60년 뒤인 2085년경 한국의 공적연금 지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5%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는 29일 열린 회의에서 국민연금,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의 급여지출 합계가 GDP의 14.96%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사학연금까지 포함하면 15%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장기적인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시급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기적 재정 부담 가중, 단기 수익률에 현혹돼선 안 돼
박명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최근의 국민연금 수익률 고공행진이 일시적인 금융시장 활황에 따른 착시 현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단기적인 금융시장 호재라는 환각에 빠져 장기적인 제도의 지속 불가능성이라는 실재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며, 기금 소진 시 수익률이 급감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천문학적인 국가부채 상황에서 국민연금에 국고를 투입하자는 주장은 논리적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기금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치적 전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재정 지원을 받는 공무원연금의 경우, 전체 자산의 상당 부분이 수익성이 낮은 후생복지 사업에 투자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기여와 수급의 균형을 맞춘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금 재정 안정 위한 '자동조정장치' 도입 제언
민간자문위는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제언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연금 재정이 고갈될 경우, 연금액을 자동으로 삭감하거나 물가상승률 반영률을 낮추는 장치다. 노르웨이, 일본, 캐나다 등 이미 상당한 적립금을 보유한 국가들이 이 장치를 도입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3분의 2가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와 윤 명예연구위원은 “현세대의 재정적 책임 분담을 통해 미래세대의 신뢰와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세대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지 않도록 현세대의 적극적인 개혁 참여를 촉구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 역시 한국의 연금 지출 증가 속도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빠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보다 과감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