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전직 대통령 토마 상카라(1949∼1987)가 최근 국가 영웅으로 공식 인정받으며 역사적 명예를 회복했다. 198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상카라는 불과 4년 만인 1987년 10월 친구인 블레즈 콩파오레의 반란으로 피살된 뒤 수십 년간 평가절하되어 왔다. 부르키나파소 정부가 2023년 상카라를 국가 영웅으로 선포하고 지난해 수도 와가두구에 재안장함으로써 사건 발생 35년 만에 그의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상카라는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로 불리며 극도의 청렴성과 개혁 정신으로 대중의 추앙을 받았다. 그는 권력 장악 후 식민지 잔재 일소와 반부패, 자립경제를 추진했다. 토지 개혁으로 농민에게 농지를 재분배했고, 학교·보건소·저수지 등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해 집권 4년 만에 국내 기아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 소아마비·황열·홍역 백신 접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여성할례와 강제 결혼을 불법화하는 등 보건과 여권 신장에도 앞장섰다.
상카라의 급진적 개혁은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자인 상카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외국 원조를 거부하며 자립 경제를 추진하자, 서방 열강과 인접 독재국들이 위협을 느꼈다. 그는 「당신을 먹여 살리는 자가 당신을 지배하기 때문」이라며 독립을 강조했지만 결국 정치적 고립으로 이어졌다. 1987년 콩파오레가 주도한 쿠데타 과정에서 상카라는 흉부에 최소 7발의 총탄을 맞고 피살됐다.
콩파오레는 상카라 사망 후 27년간 철권통치로 그의 정책을 무효화했고, 상카라 피살 재판은 열리지 못했다. 콩파오레는 2014년 민중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코트디부아르로 도망쳤으며, 2022년 궐석 재판에서 상카라 살해 공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상카라는 아프리카의 자립과 정의를 추구한 위대한 지도자로서 대륙 전역에서 존경받으며 그의 유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