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금협상이 노사 합의로 마무리되었으나,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서 조합원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며 7만 명 선이 무너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는 6만 9,575명으로 집계되어, 임금교섭 과정에서 7만 6천여 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6천 명 이상이 탈퇴했다.

DS·DX 부문 분리 교섭 및 노조 운영 개편

이번 조합원 이탈은 DS(반도체) 부문에만 성과급이 집중된 임금협상 결과에 대한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초기업노조는 향후 노조 운영 및 교섭 방식을 DS 부문과 DX 부문으로 분리하는 '투트랙 체계'로 개편하고, 집행부 운영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각 부문의 특수성과 현안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초기업노조의 DX 소속 조합원은 약 5천여 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이탈은 초기업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 상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반 노조 지위 약화 및 경쟁 노조 부상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 6만 4,500여 명의 조합원을 확보해야 한다.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릴 경우, 사측과의 교섭 주도권 및 법적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으며, 내년도 복수 노조 간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반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등 2, 3대 노조의 가입자 수는 각각 2만여 명, 1만 6천여 명으로 증가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잠정 합의안에 반대한 DX 부문 직원들이 결속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전날 종료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초기업노조는 80.6%의 찬성률을 기록한 반면, 전삼노는 21.1%에 그쳐 노조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초기업노조 위원장 재신임 투표 실시

초기업노조는 오는 6월 17일 최승호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조합원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 등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 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평가를 겸허히 받겠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향후 2027년 임금·단체협약 준비와 DS·DX 운영 체계 정비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다음 교섭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