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Ferrari)가 8년간의 기다림 끝에 첫 순수 전기차(EV) 모델인 '루체(Luce)'의 외관을 로마(Rome)에서 공개하며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탈리아어로 '빛'을 의미하는 루체는 페라리 역사상 수십 년 만에 가장 중요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는 2018년 전 회장 겸 CEO 세르지오 마르키온네(Sergio Marchionne)가 테슬라(Tesla)에 맞설 전기 슈퍼카를 예고한 지 약 8년 만에 현실화된 결과다.

페라리는 비록 전기 슈퍼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가장 기대를 모은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초기 모델명 '일레트리카(Elettrica)'로 시작해 지난해 10월 파워트레인 공개, 지난 2월에는 조니 아이브(Jony Ive)와 마크 뉴슨(Marc Newson)이 이끄는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LoveFrom)이 설계한 애플(Apple)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점진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오늘 외관 공개로 모든 비밀이 풀리며 개발 과정이 마무리됐다.

루체는 고성능 전기차에 걸맞은 인상적인 제원을 자랑한다. 각 바퀴에 하나씩 총 4개의 모터가 장착되어 부스트 모드에서 1,000마력 이상의 합산 출력을 발휘한다. 특히 후륜은 832마력, 7,750Nm의 토크를, 전륜은 282마력, 3,400Nm의 토크를 더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62mph)까지 단 2.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309km(192mph)에 이른다. 페라리 최초로 5인승으로 설계되었으며, GT의 외형을 갖춘 하이퍼카에 준하는 성능을 지녔다.

또한, 122kWh 용량의 배터리는 양산형 전기차 중 최대 규모 중 하나로, 800볼트(V) 시스템에서 최대 350kW의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1회 충전으로 530km(329마일)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사륜구동 및 사륜 조향 시스템은 SUV 모델인 푸로산게(Purosangue)에서 영감을 얻었다. 차량의 공차 중량은 2,260kg(4,982파운드)으로, 거대한 배터리 팩에도 불구하고 푸로산게보다 약 90kg(200파운드) 정도만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