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빌라 3층. 60대 남성이 쓰러진 지 사흘이 지나서야 이웃 주민이 냄새를 맡고 신고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외부와 연락한 것은 휴대폰 문자 한 통이었다. 복지관 담당자는 「방문 주기가 월 2회라 그 사이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방문 돌봄이 촘촘하지 않은 현실, 그 틈에서 고독사가 발생한다.

국가데이터처가 2025년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04만 5,000가구에 달한다.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선 수치다. 셋 중 하나는 혼자 산다.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가구 유형이 됐다.

사후 대응 복지의 구조적 한계

문제는 규모가 아니다. 속도다. 1인 가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동안 돌봄 체계는 사실상 제자리를 걸었다. 현재 공공 돌봄 서비스의 골격은 「이상 징후 발생 → 신고 → 개입」이라는 사후 대응 구조다. 안부 확인 전화, 주기적 방문, 이웃의 제보. 이 세 가지가 돌봄망의 핵심인데, 모두 사람이 움직여야 작동한다.

고독사 예방법이 2021년 시행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는 고독사 위험군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인력 부족이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담당 사회복지사 한 명이 수십 명의 위험군을 관리하는 곳도 적지 않다. 월 2회 방문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현장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지만, 예산과 인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IoT가 바꾸는 돌봄의 문법

기술은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스마트 플러그, 동작 감지 센서, AI 기반 음성 비서 등 IoT 기기는 24시간 집 안의 흐름을 읽는다. 냉장고 문이 하루 이상 열리지 않으면 자동 알림을 보내고, 조명 패턴이 평소와 달라지면 담당자에게 신호를 전달한다. 사람이 방문하지 않아도 이상 징후를 먼저 포착하는 구조, 이것이 「선제적 스마트 돌봄」의 핵심이다.

일본은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독거 고령자 가구에 생활 감지 센서를 보급해 이상 감지 시 지자체와 가족에게 동시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국 일부 지방정부는 스마트홈 기기와 NHS(국가보건서비스) 의료 데이터를 연동해 만성질환자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한다. 한국도 일부 지자체에서 스마트 돌봄 파일럿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전국 단위의 표준화된 체계는 아직 없다.

기술 도입의 장애물은 비용만이 아니다. 데이터 수집 범위와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긴장,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접근성 문제,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설계까지 풀어야 할 방정식이 많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물음은 따로 있다. 이 사회가 804만 명의 고독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공동체가 설계해야 할 구조적 과제로 볼 것인가.

전환의 조건: 기술보다 먼저 설계가 필요하다

스마트 돌봄이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기기 보급보다 시스템 설계가 먼저다. 누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기준으로 위험 신호를 판단하며, 알림을 받은 뒤 누가 실제로 움직이는가. 이 세 단계가 연결되지 않으면 센서는 데이터를 쌓을 뿐 돌봄이 작동하지 않는다. 기술과 행정, 복지와 의료가 동시에 맞물려야 하는 이유다.

1인 가구 35%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가족 단위로 설계된 복지 체계가 더 이상 국민의 절반조차 담지 못한다는 경보다. 사흘 뒤에야 발견되는 죽음이 반복되는 동안, 이 경보를 듣고 있는 쪽은 아직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