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 예술이 세계적인 권위의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전례 없는 위상을 확보했다. 오는 7월 열리는 페스티벌에 한국 작품 9편이 전체 공연의 20%를 차지하며 공식 초청되었으며, 아시아 언어로는 처음으로 한국어가 공식 초청언어(Guest Language)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국 작품의 공식 초청으로는 28년 만의 일이다.

초청작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낭독회 '작별하지 않는다-새'를 비롯해 구자하 작가의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 '하리보 김치', 이경성 연출의 '섬 이야기', 이진엽 연출의 '물질', 허성임 안무가의 '1도씨', 리퀴드사운드의 '긴:연희해체프로젝트Ⅰ', 이자람 소리꾼의 판소리 '눈, 눈, 눈' 등이 포함됐다. 이번 성과는 티아고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이 2023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방문 당시 한국 공연 예술의 풍성함과 역동성에 깊은 인상을 받아 한국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조명하기로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호드리게스 감독은 한국 공연 예술이 전통과 혁신, 과거와 현재,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끊임없는 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한국 사회와 예술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줄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초청 예술가들은 세계 페스티벌의 중심에 서게 된 것에 대한 놀라움과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자람 소리꾼은 과거 비공식 부문 참여 당시를 회상하며 한국 문화예술의 큰 걸음에 기쁨을 표했고, 허성임 안무가는 상상하지 못했던 벽을 넘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페스티벌 기획을 지원한 예술경영지원센터 김장호 대표는 한국어 기반 공연 예술의 창조성과 다양성이 주목받고 있으며, 해외 주요 예술제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대규모 정통 연극이 초청작에 포함되지 않은 점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되었으나, 기획 관계자는 한국 미학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작품 선정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