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 하버드대학교가 고질적인 ‘학점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 과정의 A학점 비율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성적 변별력과 학위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다는 내부 위기감에서 비롯된 이번 조치는 2027학년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하버드대 교수진은 최근 투표를 통해 A학점 비율 제한 안건을 찬성 458표, 반대 201표로 가결했다. 새 정책의 핵심은 ‘20%+4’ 방식으로, 각 강좌에서 일반 A학점(A- 제외)을 수강생의 20%까지만 부여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소규모 강의나 우수 학생이 많은 경우를 고려해 최대 4명에게 추가 A학점 부여를 허용한다. 이는 2024-2025학년도 기준 학부생이 받은 학점의 60% 이상이 A계열 학점이었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2012-2013학년도의 35%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최고 평점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소피아 프로인트’ 상도 과거 1~2명 수준에서 지난 학년도에는 55명이 공동 수상하는 등 학점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정책 도입에 대해 아만다 클레이보 하버드대 학부 교육학장은 학문적 문화 강화에 대한 기대를 표했으며, 스티븐 핑커 심리학과 교수 역시 학점 인플레이션이 대학을 ‘전국적인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개혁안을 환영했다. 반면, 학내 설문조사에서는 학부생의 약 94%가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버드대 학생회 소속 이현수씨는 해당 정책이 학생들을 이기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버드대는 새 정책 시행 3년 후 그 효과를 재평가할 계획이며, 레이 페어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조치가 ‘올바른 방향’의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