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제의 급부상이 미국 직업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전통적인 대학 졸업장의 가치보다는 숙련된 현장직(블루칼라) 노동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통신 대기업 AT&T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AI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T&T의 최고경영자(CEO) 존 스탠키(John Stankey)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기 및 광자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인프라 연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숙련된 현장직 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미국 사회가 대학 학위에 지나치게 높은 가치를 부여했지만, HVAC(냉난방 공조) 수리공, 전기 기술자, 광섬유 기술자 등이 부족한 현실을 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이 최적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AT&T는 향후 5년간 2500억 달러(약 344조 원)를 투자해 광섬유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며, 이 중 약 15%를 현장직 기술 인력 채용 및 교육에 할당할 방침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AT&T만의 문제가 아니다.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 또한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이며, 이는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배관공, 전기 기술자, 건설 노동자, 네트워크 기술자 등 현장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숙련된 현장직의 경우 6자리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AI 확산으로 인해 마케팅, 법률, 회계, 인사, IT 등 과거 대학 졸업자들이 진입하던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실무 경험이 부족한 신규 졸업자들은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가 새로운 유형의 직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들 대부분은 데이터센터 건설 및 유지 보수와 같은 블루칼라 직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러한 블루칼라 직무의 수요가 인프라 구축 완료 후에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