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의회가 최첨단 인공지능(AI) 개발사들에게 안전 관행에 대한 제3자 감사를 의무화하는 법안(SB 315)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제이비 프리츠커(JB Pritzker)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법으로 확정되면, 미국 내에서 주요 AI 기업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가장 강력한 규제 조치가 될 전망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법안 서명 의사를 밝히며 빅테크 기업에 대한 책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연방 차원의 실질적인 AI 안전 입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일리노이주의 이번 조치는 AI 기술 발전과 함께 증가하는 대중의 규제 요구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의 경우 이미 AI 모델의 안전 장치 정보 제공 및 안전 사고 보고 의무화 등 AI 안전 관련 법규를 시행하고 있으나, 일리노이주의 법안은 독립 감사 기관이 AI 연구소의 자체 안전 기준 준수 여부를 검증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주요 내용 및 향후 전망
이번 법안은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같은 선도적인 AI 연구소들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안전 기준을 실제로 준수하고 있는지 독립적인 제3자 감사 기관을 통해 검증받도록 한다. 시큐어 AI 프로젝트(Secure AI Project)의 스콧 위서(Scott Wisor) 정책 디렉터는 "AI 기업들이 스스로 숙제를 채점하는 상황에서, SB 315 법안은 AI 연구소들이 안전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는지 독립 감사인이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 대상으로는 딜로이트(Deloitte), EY, KPMG, PwC와 같은 대형 회계·감사 법인이나 METR, Transluce, Averi 등이 포함된 AI 평가자 포럼(AI Evaluator Forum)의 회원 기관들이 거론되고 있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다니엘 디데크(Daniel Didech)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주 의회가 연방 AI 정책의 시험대 역할을 하며 미래 연방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법률은 연방 정부가 더 쉽게 (AI 안전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덧붙였다. 오픈AI 역시 과거에는 AI 모델의 치명적인 피해 발생 시 책임을 면제하는 법안을 지지했으나, 이번 SB 315 법안에는 지지 입장을 표명하며 법안의 내용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오픈AI의 글로벌 정책 담당 최고 책임자인 크리스 르한(Chris Lehane)은 "일리노이주 의회가 초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여 SB 315를 발전시키고, 최첨단 AI 안전에 대한 사려 깊은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