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최강자 엔비디아(Nvidia)가 PC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대만 컴퓨텍스(Computex)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협력하여 PC 시장을 '재정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새로운 PC용 시스템 온 칩(SoC)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 소식에 경쟁사인 AMD, 인텔, 퀄컴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AI 엣지 컴퓨팅 시장 겨냥…RTX Spark 칩 공개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소형 기기에서 클라우드 접속 없이도 AI 모델을 실행하는 '엣지(edge)'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CEO는 "AI 스택의 모든 부분을 소유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IDC의 톰 메이넬리(Tom Mainelli) 애널리스트는 이를 "젠슨 황이 AI 스택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대만의 미디어텍(MediaTek)과 협력한 'RTX Spark'(혹은 N1X) 칩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며, 이 칩은 마이크로소프트, 델(Dell), HP, 에이수스(ASUS), 레노버(Lenovo), MSI 등 주요 PC 제조사의 신형 윈도우 PC에 탑재될 예정이다. 젠슨 황 CEO는 이를 "스마트폰으로의 전환만큼이나 중요한 PC의 재정의"라고 강조하며, 새로운 PC에서 에이전트 AI(agentic AI)가 구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 시장 경쟁 심화…엔비디아의 도전 과제

엔비디아의 PC 시장 진출은 기존 CPU 및 모바일 칩 제조사들에게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텔과 AMD가 양분해 온 PC CPU 시장과 퀄컴이 최근 몇 년간 새로운 SoC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자체 프로세서를 개발한 애플(Apple)까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시장 안착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데이터센터용 GPU를 중심으로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이뤄왔으나, AI 연산 능력이 엣지 디바이스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칩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Patrick Moorhead)는 "모든 AI 컴퓨팅이 엔비디아의 목표"라며,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엣지 디바이스까지 장악하려는 젠슨 황 CEO의 야망을 강조했다. 다만, 현재 PC 시장은 엔비디아에게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가져다줄 사업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Creative Strategies)의 벤 바자린(Ben Bajarin)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사업 규모가 PC 사업보다 최소 20배 이상 클 것으로 추정했으며, 인텔의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연간 매출액과 비교했을 때 엔비디아의 PC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AI PC 시장의 미래와 엔비디아의 강점

최근 몇 년간 AI PC 시장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부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기술의 한계 등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AI 분야에서의 강력한 기술력과 명성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메이넬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GPU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클라우드 AI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기술을 디바이스로 확장하려는 시도는 매우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RTX Spark 칩은 최첨단 블랙웰(Blackwell) GPU와 미디어텍 CPU를 하나의 SoC에 통합했으며, CPU와 GPU가 동일한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메모리' 기능을 탑재하여 AI 병목 현상을 줄이고 더 크고 성능 좋은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젠슨 황 CEO는 이러한 기술이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AI 에이전트(AI agents) 구동에 최적화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AI 에이전트가 로컬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