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석유 대기업 BP가 알버트 매니폴드(Albert Manifold) 회장을 취임 8개월 만에 전격 해임했다고 화요일(현지시간) 밝혔다. 회사 측은 "중요한 거버넌스 표준, 감독 및 행동"과 관련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임은 즉시 발효되며, BP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매니폴드 회장의 직위 해제를 결정했다. 후임 임시 회장으로는 작년부터 BP 이사회에서 활동해 온 이안 타일러(Ian Tyler) 전 발포어 비티(Balfour Beatty)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됐다.

BP는 성명에서 매니폴드 회장의 해임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아만다 블랑(Amanda Blanc) 선임 독립 이사는 이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거버넌스 감독 및 행동 문제"를 알게 되어 "놀라고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인사는 최근 BP의 최고 경영진 교체 흐름 속에서 이루어졌다. 3년 전에는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 당시 CEO가 동료와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나 해고되었으며, 작년 12월에는 루니의 후임인 머레이 오친클로스(Murray Auchincloss)가 명확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바 있다. 2020년 이후 BP는 메그 오닐(Meg O'Neill) 현 CEO를 포함해 다섯 명의 CEO를 맞이했다.

매니폴드 회장은 에너지 산업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 자재 생산 업체 CRH의 CEO 시절 포트폴리오 재편과 주식 상장지 변경을 통해 주가를 상승시킨 이력이 높이 평가되어 작년 BP 회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BP는 경쟁사 대비 저조한 주식 실적으로 인해 인수 및 분할 루머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매니폴드 재임 기간 동안 BP 이사회 규모가 축소되었고, 지난 4월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그의 회장 임명에 대한 지지율이 약 82%로 통상적인 수준보다 낮았다.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는 당시 기후 행동주의 단체의 결의안을 제외한 BP의 결정에 매니폴드 회장이 책임이 있다며 반대 투표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BP 주가는 미국 시장에서 4.2%,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4.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