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럭셔리 스포츠카 제조업체 페라리(Ferrari)의 베네데토 비냐(Benedetto Vigna)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공개된 브랜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루체(Luce)'의 55만 유로(약 7억 8천만 원)라는 높은 가격에 대해 혁신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비냐 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루체의 가격이 '혁신에 대한 정당한 대가'임을 강조하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전통 엔진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루체는 지난 10일 공개 직후 밀라노 증시에서 페라리 주가가 8% 급락하는 등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파격적인 디자인은 페라리 전임 회장과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소셜 미디어에서도 큰 논란을 겪었다. 비냐 CEO는 이러한 반응에 대해 "루체를 보면 중국의 전기차나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루체가 페라리만의 독창적인 기술과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는 '존중'이라는 단어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기술이 디자인에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라리의 첫 5인승 전기차인 루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308km에 달한다. 페라리는 루체의 모든 부품을 자체 개발 및 생산했으며, 디자인은 애플 출신의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에이전시 LoveFrom에 맡겼다. 하지만 루체의 디자인은 전임 회장인 루카 디 몬테제몰로(Luca di Montezemolo)로부터 "회사의 역사에 치욕"이라는 혹평을 받았고, 현직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 이탈리아 교통부 장관 역시 "터무니없이 비싸고, 미학적으로도 페라리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자동차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의 반발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루체 공개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페라리 주가는 13일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