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 배우들이 유럽 연합(EU) 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복잡한 서류 절차, 까다로운 비자 규정, 추가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해 영국 배우를 고용하는 것이 점점 더 비현실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영국 배우들에게 중요한 경력 개발 및 수입 창출의 기회를 제공했던 유럽 시장의 문이 닫히고 있음을 시사한다.

창작 산업의 '재앙'으로 부상한 브렉시트 장벽

영국 배우들의 EU 진출은 과거 TV,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인지도를 높이는 발판이 되어왔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영국 배우들은 EU 국가에서 최대 90일까지만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자 제한에 부딪혔다. 또한, 국가별로 상이한 세금 및 사회보장 관련 서류 작업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하며, 일부 배우들은 숙박비를 '현물 급여'로 간주해 소득세 대상에 포함되는 등 예상치 못한 금전적 부담을 겪고 있다. 영국 연극 협회인 내셔널 시어터(National Theatre)는 2021년부터 유럽 투어를 중단했으며, 유럽 최대 교육 투어 회사인 화이트 호스 시어터(White Horse Theatre) 역시 브렉시트가 미래를 위협한다고 밝힌 바 있다.

EU 역외 창작물 수출은 증가세, 영국 배우만 소외

영국 통계청(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 공연 예술 분야의 EU 수출액은 11억 5천만 파운드에서 9억 2900만 파운드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EU 역외 국가로의 창작 산업 수출은 18% 증가하며 15억 7천만 파운드에서 18억 7천만 파운드로 늘어났다. 이는 브렉시트가 영국 배우들에게만 유독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광고 촬영의 경우, 과거 영국에서 45명의 스태프를 고용했던 캠페인이 이제는 스페인이나 다른 EU 국가에서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유럽 기업들은 영국 여권 소지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정상급 배우는 예외, '취업 배우'들의 설 자리 잃어

이러한 브렉시트의 영향은 특히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배우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과거 영국 배우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되었던 해외 광고 촬영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일부 여행사들은 영국 여권 소지자에 대한 오디션 진행을 중단했으며, 에이전트들은 배우들에게 아일랜드 국적 취득 등 이중 국적 가능성을 확인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영국 배우들이 작업 비자 발급이 지연될 경우, 합법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휴가를 위장해 불법적으로 일하도록 요구받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영국 배우들이 EU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