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로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 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결정으로, K-원전의 수출 영역을 대형원전에서 소형모듈원자로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가 주도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는 170MW급 가압경수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하나의 원자로 건물에 모듈 4개까지 설치 가능해 최대 640MWe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대형 냉각재 상실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기존 원자로 대비 1000배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8년 설계, 2030년 허가, 2035년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SMR은 300MW 이하 규모의 모듈식 원자로로, 대형원전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투자 부담이 적다.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 인근에 분산 배치되어 송배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최근 인공지능 확산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차세대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SMR 시장은 2035년 400조~6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40년까지 연평균 22%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이 SMR 개발에서 27개로 가장 앞서 있으며, 한국은 4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서울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SMR 설치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 수요가 빗발칠 것」이라며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전은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정부는 2035~2036년 필요한 신규 설비 2.2GW 중 0.7GW를 SMR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