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 최영진 부사장은 한국 제조업이 반도체 중심의 성장을 넘어 AI 인프라 구축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최 부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 원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방산, 조선까지 아우르는 제조 생태계가 한국 증시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반도체 업계를 넘어 장비, 소재, 냉각설비 등 제조업 전반을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최 부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패키징, 전력기기, 원전, ESS, 데이터센터, 로봇,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방산·우주항공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산업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생태계 확장은 저평가가 지속된 코스닥 시장에도 새로운 재평가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 같은 K-제조 생태계를 담아낸 'PLUS 한국 제조업 핵심기업(KMCA)' ETF를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월 미국에 'PLUS 한국 방산(KDEF)' ETF를 상장했고, 5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KMCA를 상장했다. 현재 런던, 프랑크푸르트, 아랍에미리트 시장에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최 부사장은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제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의 위험성이 부각된 만큼, 한국처럼 폭넓은 제조 생태계를 갖춘 국가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한국 제조업이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 부사장은 「과도한 집중은 경계해야 한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선, 전력, 원전 등 제조 생태계 전체를 담는 분산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투자 전략으로는 리스크 관리와 장기 분산투자를 제시하며, 반도체를 코어 자산으로 보유하면서 K-제조 핵심 산업으로 자금을 분산배치할 것을 권장했다.

자본시장 정책과 관련해서는 증권거래세 활용 방식의 재검토를 제언했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활황으로 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 약 16조8000억원이 걷힌 것으로 추산된다. 최 부사장은 「주식시장에서 걷힌 세금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도 쓰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