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구조개혁을 향한 금융당국의 발걸음이 빨라지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해 부실 사업장을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당국의 방향성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본지는 이번 구조조정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건설업계와 제2금융권의 기초체력을 넘어 연쇄적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 차원의 정교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건설업계의 도미노 붕괴를 막기 위한 유동성 안전판 마련이 시급하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분양시장 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PF 사업장의 급격한 경매·공매 처분은 건설사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해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건설업의 위기는 일자리 감소와 협력업체의 동반 도산, 나아가 서민 주거 공급 기반의 붕괴로 이어지는 만큼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우량 건설사에 대한 선별적 지원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건전성 악화는 금융시장 전체의 뇌관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74조 3,000억 원 규모로, 전 분기(177조 9,000억 원) 대비 3조 6,000억 원가량 감소했으나 여전히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특히 회수 가능성이 낮은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이 제2금융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충당금 적립 요구와 자산 매각 압박이 단기간에 집중될 경우, 일부 기관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 위기로 확산할 위험이 크다.
셋째, 시장의 심리적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구조조정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금융기관들은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로 전환하여 정상적인 사업장에 대해서도 자금 회수에 나서는 '돈맥경화'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이는 결국 건실한 기업까지 쓰러뜨리는 흑자 도산의 악순환을 낳는다. 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불필요한 공포심이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부동산 PF 구조조정은 한국 경제의 잠재적 폭탄을 제거하는 고통스러운 수술이다. 수술의 성공 여부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정밀함에 달려 있지, 단순히 환부를 도려내는 과감함에만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연착륙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도록 건설업계와 제2금융권의 충격을 흡수할 방어벽을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을 유도하되, 위기 확산 시에는 즉각 작동할 수 있는 비상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 준비를 마쳐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