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폭탄의 초침이 여전히 가파르게 돌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금융권이 만기 연장 등 임시방편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미룰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계 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과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 강화라는 정공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본지는 지금이 바로 PF 부실의 고리를 끊어낼 골든타임이며, 고통스럽더라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PF 익스포저의 절대적 규모가 여전히 위협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금융당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174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년 3월 말의 190조 8,000억 원 대비 감소세를 보이며 일부 조정되는 양상을 나타냈으나, 여전히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거대한 화약고다. 수치상의 미미한 감소에 안주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춘다면, 잠재된 부실이 일시에 터져 나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회생 가능성이 없는 한계 기업과 사업장에 대한 신속하고 과감한 퇴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을 무리하게 연명시키는 것은 금융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로막고 시장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소위 '좀비 기업'으로 연명하는 부실 건설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성 있는 우량 사업장 위주로 재편하는 '선택과 집중'이 시급하다. 시장 원리에 따른 냉정한 옥석 가리기가 늦어질수록 정상적인 건설사와 협력업체들까지 동반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도미노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금융권의 손실 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여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의 취약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회사들은 눈앞의 이익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손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 역시 금융권의 자본 확충을 강력히 유도하고, 부실채권(NPL) 매각 지원 등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촘촘히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PF 부실 정리는 단순히 특정 산업의 위기 극복을 넘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과제다. 곪은 상처를 도려내지 않고 진통제만 처방하는 미봉책은 결국 더 큰 수술을 야기할 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마불사(大馬不死)의 환상에서 벗어나 원칙에 입각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의 고통을 감내하고 체질 개선에 성공할 때 비로소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