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지막 거래일,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소수 종목에만 상승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정점 당시와 유사한 '쏠림' 현상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수 종목 중심의 기록적 상승세

CNBC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 구성 종목 중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대부분 AI 관련 기업이었다. 특히 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 뱅크 오브 아메리카 전략가는 2000년 인터넷 버블 정점 당시에도 단 20개 종목만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시장 상황과의 유사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투기적 가격 움직임'이 곧 정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이 시장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반 확산 없는 상승, '부익부 빈익빈' 심화

지난 5월, 시장의 상승을 견인한 주요 업종은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었다. 마이크론, AMD,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은 월간 40~8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에 근접하거나 도달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또한 4월과 5월 두 달간 25% 상승하며 20년 만에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특정 종목에 집중되면서, 시장 내부 지표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5월 20일 기준 S&P 500 지수 구성 종목 중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거래되는 종목의 비율은 약 55%에 불과했으며, 상승 종목 수 대비 하락 종목 수가 늘어나는 '상하향선' 지표 역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 '방어적 투자' 전환 조언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상승세가 특정 섹터에 국한될 경우, 오히려 시장의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리 월드(Ari Wald) 오펜하이머 기술 분석가는 "4월 초 급등 이후 시장 내부 지표가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BCA 리서치 또한 "미국 및 신흥 시장 지수가 새로운 고점에 도달했지만, 상승의 폭이 매우 좁다. 이러한 낮은 시장 참여율은 주식 시장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조만간 방어적인 투자 자세로 전환할 것을 조언하며, 과거 버블 붕괴 이후 장기 채권 및 방어주, 버블 막바지에 부진했던 섹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