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직면한 역대 최악의 인구 소멸 위기 속에서 '인구전략기획부'의 출범은 국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하고도 시의적절한 결단이다. 단순한 부처 신설을 넘어,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컨트롤타워의 등장을 적극 환영한다. 그러나 이 새로운 부처가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장벽을 허물고 실질적인 정책 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첫째, 인구전략기획부는 부처 간 이기주의와 칸막이 행정을 과감히 타파하는 강력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동안 저출생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으로 분산된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각자도생식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신설 부처는 주거, 일자리, 양육, 교육을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의 정책을 강력하게 견인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둘째, 실효성 있는 인구 정책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예산 배분 및 조정 과정에서의 강력한 영향력이 보장되어야 한다. 기획재정부 등 기존 경제 부처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 인구 관련 예산에 대한 사전 심의권과 기획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타 부처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산권이 뒷받침되지 않는 컨트롤타워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과거의 교훈을 정부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새로 개편되는 거버넌스의 효율적 운영과 내실화가 시급하다. 인구전략기본법에 따라 신설되는 '인구전략위원회'의 위원 정수는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25명 이내'에서 '40명 이내'로 대폭 확대된다. 이러한 위원회의 양적 확대가 단순한 자문 기구의 비대화나 형식적인 회의체 운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등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수렴하고 범정부적 합의를 신속히 도출하는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구로 기능하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구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국가적 생존의 문제다. 인구전략기획부의 출범이 단순히 공무원 조직 하나를 늘리는 요식 행위에 그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담보할 수 없다. 정부는 신설 부처에 전례 없는 수준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국가 백년대계의 기틀을 다시 세워야 한다. 정파와 부처의 이해관계를 넘어, 인구전략기획부가 대한민국 재도약의 진정한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