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2024년 4만 2,369건에서 2025년 4만 5,873건으로 한 해 만에 8.3% 늘었다. 관련 사망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 전체가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도 고령 운전자 사고만 역행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예고다.

본지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지금, 실효성 있는 고령 운전자 면허 관리 체계를 즉각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단속과 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면허를 자발적으로 내려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먼저다.

첫째, 고령 운전자의 무면허·부적격 운전은 예측 가능한 위험이다. 인지 기능 저하, 반응속도 감소, 시야 협착—이 세 가지는 나이가 들수록 필연적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본인이 그 변화를 자각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면허 갱신 시 인지 기능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향은 이미 논의되고 있지만, 검사 주기와 기준이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하는지는 여전히 검토가 필요하다. 형식적 절차로는 부적격 운전자를 걸러낼 수 없다.

둘째, 면허 반납이 실질적인 선택지가 되려면 반납 이후의 삶이 보장돼야 한다. 지금 일부 지자체가 운영하는 교통비 지원이나 마트 할인 같은 소소한 혜택으로는 운전대를 놓으라고 설득하기 어렵다. 특히 대중교통이 끊긴 농촌과 중소도시에서 자동차는 생존 수단이다. 면허를 반납하는 순간 병원도, 마트도, 경로당도 끊기는 현실에서 인센티브는 공허하다. 반납률을 끌어올리려면 수요응답형 버스, 고령자 전용 콜택시, 마을 순환 차량 같은 대체 이동 수단을 면허 반납과 연동해 즉시 제공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셋째,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 한국은 빠르면 2025년 안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 운전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난다. 지금의 사고 증가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5년 후 피해 규모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 사회가 짊어질 의료비, 법적 분쟁, 유족의 고통까지 더하면 예방 비용보다 방치 비용이 훨씬 크다는 계산은 어렵지 않다.

면허 반납을 강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납이 합리적 선택이 되도록 국가가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 도로의 안전도 지키는 일, 이 둘은 모순이 아니다. 설계의 문제다.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과 제도를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내년 이맘때도 우리는 또 늘어난 사망자 숫자 앞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