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한 마리에 붙는 배달 수수료가 3,000원을 넘는다. 마진이 박한 소형 자영업자에게 이 한 줄은 적자와 흑자를 가르는 경계선이다. 배달 플랫폼 없이는 주문이 들어오지 않고, 플랫폼에 올라타면 수수료에 허리가 꺾인다. 이 이중의 덫이 수십만 영세 자영업자의 현실이다.

최근 배달 플랫폼 업계와 자영업자 단체 사이의 수수료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정부가 중재에 나서 이른바 '상생안'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수수료율 일부 인하와 광고비 조정이 담긴 안이지만, 구조적 문제는 건드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본지는 이 상생안이 미봉책에 그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중재와 입법적 보완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첫째, 현행 수수료 구조는 자영업자의 수익성을 구조적으로 훼손한다. 배달 중개 수수료에 광고 입찰 비용, 결제 수수료까지 더하면 매출 대비 실질 부담률이 20%를 웃도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재료비·인건비·임차료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배달로 팔수록 손해'라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상생안이 수수료를 소폭 낮췄다 해도, 이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숫자만 조금 달라질 뿐이다.

둘째,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협상 자체를 불균형하게 만든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사실상 소수 플랫폼이 압도적 점유율을 나눠 갖는 과점 구조다. 자영업자는 플랫폼을 떠날 수 없다. 떠나는 순간 매출이 끊기기 때문이다. 이 비대칭적 힘의 구조 안에서 '자율 협상'을 강조하는 것은 공허하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이미 불평등한 조건에서 시작된다. 공정거래 당국이 플랫폼의 수수료 산정 근거와 원가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입법이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자영업자의 위기는 배달 수수료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령 취약 차주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영세 외식업자의 폐업률은 이미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 수수료 부담은 이미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 마지막 한 발의 부하로 작용한다. 수수료 상생안을 단순한 업계 간 분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자영업 생태계 전반의 붕괴를 막는 사회경제적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플랫폼 수수료의 투명한 공시 의무화, 광고 입찰 방식의 공정성 심사, 그리고 자영업자가 플랫폼을 이탈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 유통망 지원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상생안이라는 이름 아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숫자만 조율하는 방식은, 이 갈등을 1~2년 뒤 다시 불러올 뿐이다.

지금 문을 닫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것은 온정적 타협이 아니다. 공정한 규칙이다. 그 규칙을 만드는 것이 바로 국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