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이란이 핵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채 제재 해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반도의 안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고농축우라늄(HEU) 완전 제거라는 원래 목표를 수정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희석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란이 잠재적 핵 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MOU에 따르면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는 조치를 취하는 대신 미국이 석유 판매 제재 면제, 동결 자산 전면 해제, 재건 기금 조성 등 폭넓은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2015년 체결된 핵 합의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평가했으나, 미국 내에서는 「이전 합의와 다를 게 없다」거나 「오히려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핵무기를 이미 보유한 북한은 이란의 사례를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없이도 대미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주요 7개국(G7) 공동선언문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규탄하며 핵 고수 입장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협상의 결과가 북한의 오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중동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는 점을 학습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국지전 도발이나 ICBM 시험 발사 재개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국은 한미 공조 강화와 중국, 러시아에 대한 외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위험 요인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