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이 러시아 본토 깊숙이 확산되고 인터넷 차단, 연료 배급 사태가 일상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민심 악화 속에서 푸틴이 약 20년 만에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직접 지원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 전략 차원에서 개인과 여당을 의도적으로 분리해왔다. 국민 불만이 집권당으로 향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9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머물러 있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여당과의 결속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통합러시아당도 자신들을 「대통령의 정당」으로 규정하며 푸틴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쟁의 일상화는 러시아 국민들의 피로감을 깊게 만들고 있다. 모스크바의 정치분석가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전쟁 피로감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노로 바뀌었다」며 「사람들은 인터넷 제한이든 연료난이든 그저 각자 버텨내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친(親)크렘린 성향 여론조사기관 FOM의 조사에서는 푸틴 신뢰도가 69%로 집계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러시아에 「문제」를 초래했다는 점을 이례적으로 인정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대로 끝내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는 여전하다. 저술가 이반 필리포프는 이를 평가하며 「전선은 끝없는 소모전이 되고 국민은 휘발유를 사려고 줄을 서는 상황에서 가장 인기 없는 정당의 얼굴로 푸틴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