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당시 내란 의혹에 휘말린 해양경찰청의 전직 청장과 기획조정관이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부장판사는 3일 실질심사를 마친 뒤 김종욱 전 청장과 안성식 전 조정관 두 명 모두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결정에서 "혐의의 입증이 명확하지 않으며,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상황으로 미루어 증거 은폐나 피신 위험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종합특검팀은 해경이 직접적인 지휘 없이도 정보를 수집하고 계엄 관련 활동에 적극 참여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성식 전 조정관은 전 대통령 윤석열과 동일한 고등학교 출신으로, 2023년부터 국방부 방첩사와 접촉해 왔다. 계엄 시 해양경찰이 합동수사본부에 자동으로 배치되도록 규정을 개정한 혐의가 제기되고 있다. 계엄령 발령 후 지역 지휘관들이 참석한 영상 회의에서 경찰 무장 허용과 합수부 요원 추가 배치를 제안했으며, 회의 후 "계엄 관련 사건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으니 구류 시설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알려졌다.
김종욱 전 청장은 안 전 조정관의 요원 증원 제안에 동의하는 태도를 보였고, 계엄사령부 산하 치안 담당 부서에 연락담당자를 보낼 것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해경은 계엄 다음날 새벽 경감 직급 직원 1명을 정부 연락관으로 파견했으며, 이후 상황 종료 시 회수했다. 당시 김 전 청장이 이에 반대하던 휘하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최소 1명이라도 보내라"고 명령했다는 증언도 수집됐다고 전해진다.
내란 사건을 담당했던 특검팀은 안성식 전 조정관 건을 혐의 입증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새로 구성된 종합특검팀은 이 건을 다시 수사하며 혐의 근거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주장했고, 김종욱 전 청장까지 수사 대상으로 확대했다. 종합특검팀은 현재 수사 기간 연장을 위해 특검법 개정안 통과를 국회에 요청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