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레스토랑의 수준을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는 역설적이게도 타이어 제조업체 미슐랭에서 출발했다. 별 하나만 받아도 예약이 밀려들고, 별 세 개라면 그 식당을 찾아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지닌 이 가이드는 원래 맛집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자동차 이용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탄생한 것이다.

미슐랭 타이어는 형제 앙드레와 에두아르 미슐랭이 1886년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에서 창립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앙드레는 파리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고 파산 위기에 몰린 외가의 고무공장을 살리기 위해 귀향했다. 동생과 함께 경영과 영업, 연구개발을 나눠 맡은 미슐랭 형제는 자전거 타이어 시장에 주목했다. 당시 자전거 타이어는 접착식이어서 펑크가 나면 교체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들은 1891년 탈착식 공기주입 타이어 특허를 획득했고, 파리-브레스트 레이스에서 이 타이어를 장착한 선수가 2위보다 8시간 이상 앞서 우승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미슐랭 가이드는 이후 자동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운전자들을 위한 고객 서비스로 진화했다. 좋은 음식점 정보를 제공하면 운전자들이 더 많이 자동차를 이용하고 타이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타이어 제조업체가 고객 확보를 위해 실행한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