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초과하는 실적을 공시했음에도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사례가 연속으로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정리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분기별 실적 발표 16건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성과를 거뒀으나, 이 중 정확히 10건은 발표 직후 주가가 내렸고 6건만 올랐다.

최근 2분기 실적 공개가 이를 재차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9조4천억원으로 시장 예상(84조1천억원)을 크게 상회했지만, 주가는 장 중 전일 대비 최대 9.7% 하락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블룸버그는 투자 시장의 고전적 격언인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현상으로 해석했다. 투자자들이 우호적 실적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거나, 추가 매수 심리가 약해지는 패턴이라는 분석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 공시 시점에는 긍정 요인이 이미 대부분 주가에 가격 책정되어 있으므로 발표 자체는 기존 기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 수 있고, 이것이 추가 상승보다는 차익 청산으로 나타날 여지가 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실제로 실적 공시 이틀 전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상승한 것은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계의 빠른 성장을 충분히 반영해 강한 이익 창출력을 미리 예측했다는 증거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 공개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소문과 뉴스' 현상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면서 「인공지능 수요 주도 메모리 사이클이 여전히 견고함을 재확인시켜주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주가는 이미 충분히 올랐으므로 긍정 신호를 장 초반에 먼저 소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친 12건의 경우는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이때는 주가 상승일(7회)이 하락일(5회)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