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정책을 수십 년간 형성한 연방준비제도(Fed) 전 의장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이 100세의 나이로 지난 월요일 자신의 자택에서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그의 아내이자 미국 NBC 뉴스의 수석 워싱턴 특파원 앤드리아 미첼(Andrea Mitchell)이 이를 알렸다.
그린스펀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에 의해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임명되어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약 19년간 재임했다. 이는 1951년부터 1970년까지 의장을 역임한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William McChesney Martin) 다음으로 두 번째로 긴 임기였다. 연방준비제도는 성명을 통해 그린스펀의 「통화정책과 경제사상에 대한 공헌이 연방준비제도와 경제학, 그리고 국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추도했다.
그린스펀은 1996년 12월 5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비이성적 열광(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세계 시장을 진동시켰다. 당시 도쿄 증시는 이 발언에 3% 급락했으며 다른 시장들도 뒤따라 하락했다. 다만 시장은 빠르게 회복되어 2001년 닷컴 버블까지 계속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후 그린스펀의 후임자였던 벤 버냉키(Ben Bernanke)는 「그는 거의 2십 년의 번영 속에서 나라를 이끈 위대한 중앙은행가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은퇴 후 2007년 CNBC 인터뷰에서 그린스펀은 자신이 의도적으로 난해한 언어를 사용했던 이유를 명확히 설명했다.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애매함의 언어」였다는 것이다.
1926년 3월 뉴욕 워싱턴 하이츠에서 유대계 부모에게 태어난 그린스펀은 아버지가 주식중개인이자 재무분석가였다.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에 성장하면서 미래의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될 그는 경제에 깊은 관심을 키워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