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UK)이 향후 4년간 150억 파운드(약 200억 달러) 규모의 국방 지출을 단행하기로 확정하면서 방위 관련 주식이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영국의 악화된 재정 상황이 이번 군비 증강 계획의 지속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지난주 국방투자계획(DIP, Defence Investment Plan)의 일환으로 이같은 추가 지출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연간 국방 지출은 791억 파운드에 이르며,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7% 수준이다. FTSE 350 항공우주·방위산업 지수는 발표 이후 거래 개시부터 약 5% 상승했으며, 배브콕(Babcock), BAE 시스템스(BAE Systems), 켐링(Chemring) 등의 주가가 호조를 보였다.
국방투자계획은 사이버 보안, 드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영국의 핵 억지력과 군사 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다. BAE 시스템스의 찰스 우드번(Charles Woodburn)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산업에 필요한 명확성을 제공하고 우리의 군대에 명확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정 제약 요인을 경고하고 있다. AJ 벨의 댄 코츠워스(Dan Coatsworth) 시장 담당 책임자는 「방위산업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상승분을 반영했으며, 많은 핵심 종목의 가치가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BAE 시스템스는 올 3월 주당순이익(PER) 27배로 거래된 반면, 4년 전에는 12배 수준이었다. 또한 「국방 부문은 프로젝트 지연과 취소에 자주 직면한다」며 수익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시했다.
영국은 G7 국가 중 다른 선진국들보다 훨씬 높은 차입 비용에 직면해 있다. 스타머 총리가 다른 부서의 예산 삭감으로 추가 지출을 충당하겠다고 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은 발표 이틀 뒤인 수요일 모든 만기 구간에서 상승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는 방위비 증가가 「기존의 재정 압박을 악화시키고 국가 신용등급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