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극본을 집필한 유지원 작가와 연출을 맡은 박준화 감독이 19일 각각 사과했다. 이들은 현대 입헌군주제라는 가상 배경에도 불구하고 조선 왕실 의례 고증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하며 시청자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제작진과 주연 배우들도 논란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논란은 지난 15일 방영된 11화의 즉위식 장면에서 불거졌다. 극 중 이안대군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주국 황제가 사용하는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의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자주국의 상징인 '만세' 대신 '천세'를 외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는 가상의 대한민국 설정에 부적절하며 동북공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적통 왕자의 배우자를 '군부인'으로 칭하거나 대군이 섭정을 맡는 설정 등 다른 장면들에서도 고증 문제가 제기되었다.
유지원 작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이 부족했다"며 특히 구류면류관과 '천세' 장면을 "역사적 맥락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불찰"이라고 밝혔다. 박준화 감독 또한 언론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변명의 여지 없이 제작진을 대표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무지함"을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지난 16일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19일에는 재방송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의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 역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민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한편, 이은주 국립경국대학교 한류문화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선이라고 설정한다면 왕이 구류면류관을 쓰고 신하들이 '천세'를 외치는 것이 고증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십이면류관과 십이장복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2022년 MBC 극본공모전 당선작이자 유지원 작가의 데뷔작으로, 입헌군주제가 남아 있는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평민 재벌 성희주와 왕의 둘째 아들 이안대군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