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트콤 역사를 대표하는 연출가 제임스 버로스가 별세했다. NBC 방송에 따르면 버로스는 19일(현지시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삶을 마감했으며, 향년 85세였다.

버로스는 「미국 시트콤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로 불릴 정도로 업계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1940년 브로드웨이 극작가 에이브 버로스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몸담았으며, 1966년 뮤지컬 무대 조연출을 시작으로 방송 경력을 개척했다. 1974년 로스앤젤레스로 거처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시트콤 연출에 진출했다.

버로스의 대표작은 1982년 공동 제작·연출한 「치어스」다. 보스턴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10년 이상 방영되며 총 28차례 에미상을 수상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1998년부터 2006년까지는 동성애자 캐릭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윌 앤드 그레이스」의 모든 에피소드를 연출했으며, 이는 미국 방송사에서 처음으로 동성애 캐릭터가 주인공을 맡은 시트콤이라는 점에서 문화사적 의미를 지닌다.

「프렌즈」, 「빅뱅이론」, 「프레이저」, 「택시」 등 유명 시트콤들에도 참여했으며, 파일럿 에피소드 제작에 특히 뛰어나 75편의 파일럿을 연출하기도 했다.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은 2016년 버로스의 1천번째 에피소드 연출 기념식에서 「그는 우리에게 평생의 기회를 주었고, 영원히 기억할 최고의 10년을 주었다」며 「우리 아버지」라고 표현했다.

버로스는 프라임타임 에미상 11차례, 미국감독조합상 5차례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업계에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그의 작품들은 미국 대중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텔레비전 시트콤 장르의 황금기를 만든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