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누군가는 빗길을 달린다. 지각하면 별점이 깎이고, 사고가 나면 혼자 감당한다. 배달 플랫폼이 「파트너」라 부르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2026년 6월 국회노동포럼 토론회에서 공개된 수치는 불편하다. 국세청에 인적용역 사업소득 3.3%를 신고하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869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산재보험이 실제로 적용되는 인원은 약 140만 명. 적용률로 따지면 16%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일하다 다쳐도 공적 보호망 바깥에 있다는 뜻이다.

흔히 「특수고용」이라는 말은 유연성과 자율성을 떠올리게 한다. 플랫폼 기업들도 그 논리를 즐겨 쓴다.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 사업자이므로, 노동법이나 산재보험의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배달 라이더가 배달 경로·수수료·배차 알고리즘을 스스로 결정하는가. 플랫폼이 정한 규칙 안에서 움직이면서도 위험만큼은 개인이 떠안는 구조, 이것을 「자유」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산재보험 적용 확대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배달 종사자는 2022년부터 산재보험 의무 가입 직종에 포함됐다. 문제는 현장 적용이다. 복수 플랫폼에서 동시에 일하는 라이더는 어느 플랫폼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야 하는지 불분명하고, 사고 발생 시 어느 플랫폼이 책임 주체인지도 따지기 복잡하다. 제도의 틀은 생겼지만, 구멍을 막는 세칙은 현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 구조적인 문제는 보험료 부담의 비대칭이다. 플랫폼 기업은 라이더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노동력에서 수익을 올린다. 반면 산재보험료 납부 의무는 사업자로 분류된 라이더 본인에게 귀속되는 경우가 많다. 수익은 플랫폼으로, 위험은 개인에게. 이 불균형이 16%라는 숫자를 만든 토양이다.

일부에서는 플랫폼 경제의 유연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강제 가입 확대에 반대한다.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유연성의 비용을 오직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시장은 지속되기 어렵다. 배달 라이더 한 명이 교차로에서 쓰러질 때, 그 비용은 결국 응급실 의료비, 가족 생계, 사회복지 예산으로 분산될 뿐이다. 보험료를 누가 먼저 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위험을 어떻게 공유하느냐의 문제다.

869만 명이 움직이는 플랫폼 노동 시장은 이미 한국 경제의 핵심 인프라다. 그 인프라를 16%의 안전망으로 유지하겠다는 발상, 슬슬 바꿀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