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대학 입학 가능한 18세 인구가 26만 명으로 줄어든다. 지금(2024년 43만 명)의 60% 수준이다. 이 숫자가 말하는 건 단순한 '입학 경쟁 완화'가 아니다. 지방 캠퍼스 상당수가 물리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이상한 질문 하나를 피하고 있다. 지방대가 사라지면, 그 건물과 부지는 어디로 가나? 대부분의 논의가 '대학 구조조정'이나 '입학 정원 감축'에 집중된 사이, 정작 그 이후 풍경은 누구도 제대로 그리지 않는다.
지방대 소멸을 단순히 교육 문제로 볼 때 답이 없다. 시각을 바꿔야 한다. 대학 캠퍼스는 지역 사회 전체로 보면 거대한 인프라다. 강의실, 기숙사, 도서관, 체육시설, 식당, 의료 공간. 중소 도시 하나에 이런 복합 기능을 갖춘 공간이 또 있는가. 그게 텅 빈 채로 방치되거나, 아파트 부지로 팔려나가는 건 지역 자원의 소각이나 다름없다.
대안은 이미 윤곽이 나와 있다. 두 가지 방향이다. 첫째,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거점으로의 전환. 학령인구가 줄어도 배우려는 성인은 오히려 늘고 있다. 은퇴 후 재교육이 필요한 베이비붐 세대, 디지털 전환에 적응해야 하는 중장년 노동자, 귀농·귀촌 인구. 이들을 위한 직업 재교육과 교양 프로그램을 지방 캠퍼스가 흡수할 수 있다. 수도권 원정 없이, 지역 안에서.
둘째는 더 대담한 구상이다. 이민자 정착 거점. 한국은 이미 외국인 주민 250만 명 시대다. 농촌과 지방 도시에 정착한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출신 정주자들이 한국어 교육, 직업훈련, 의료 안내, 법률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구조적 장벽을 안고 살아간다. 반쯤 비어가는 지방 캠퍼스를 이들을 위한 통합지원 허브로 전환한다면? 지역 인구를 붙잡는 동시에, 지역 경제 순환에 새 동력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전환은 쉽지 않다. 사립대 재단의 재산권 문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한계, 정부 부처 간 칸막이. 장벽은 현실적이다. 하지만 장벽이 있다는 사실이 방향을 바꿔야 할 이유는 아니다. 일본은 이미 폐교 대학 건물을 지역 의료·복지 시설로 전환하는 사례를 축적하고 있고, 독일은 직업교육 거점으로 대학 공간을 재편한 전례가 있다.
지방대 소멸은 지역 소멸의 전조가 아니라, 지역이 스스로를 재설계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캠퍼스가 비어가는 속도보다 빠르게 상상력을 채우지 못하면, 그 공간은 그냥 무너진다. 건물만이 아니라, 그 도시 전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