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이 4일 튀링겐주 에르푸르트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했다. 이 날짜는 1926년 7월 3~4일 인근 바이마르에서 나치당이 권력 기반을 다진 '제국당대회'를 열고 아돌프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시점이다.
전당대회 개최 당일 에르푸르트 시내에서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전국에서 모인 시위대는 도시 도로 12곳을 봉쇄했으며, 경찰은 오후 기준 시위 참가자를 3만1천 명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AfD는 새벽 5시부터 대의원들을 사전에 행사장 내에 입장시켜 시위 봉쇄를 우회했다. 대의원 600명 중 540명이 미리 도착한 상태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AfD는 알리스 바이델과 티노 크루팔라를 2년 임기의 공동대표로 재선출했다. 튀링겐주 AfD 대표 비외른 회케는 연설에서 "방화벽이 우리를 키워줬다"며 "이제 우리는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됐다"고 주장했다. 독일 기성 정당들은 AfD와 협력하지 않는 '방화벽 원칙'으로 이 정당을 고립시키고 있다.
좌파 진영은 AfD가 전당대회 날짜와 장소를 의도적으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 안드레아스 아우드레흐트 원내부대표는 "AfD가 이곳 에르푸르트에서 의도적, 노골적으로 히틀러 정당 NSDAP의 전통을 잇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독일을 포함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나치 경례와 '하일 히틀러' 구호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가올 9월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AfD의 정치적 영향력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작센안할트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베를린 등 옛 동독 지역에서 AfD는 각각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단독 정부 수립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