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딥시크(DeepSeek)와 지아이(Z.ai) 등 중국 기업의 최신 모델들이 오픈에이아이(OpenAI)와 앤스로픽(Anthropic) 같은 미국 주요 업체의 선진 시스템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이면서도 사용 비용은 크게 낮기 때문이다.
개발자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AI 모델에 사용하는 토큰 점유율은 2월 8일 이후 매주 30% 이상을 유지하다가 최고 46%까지 상승했다. 지난 12개월 평균은 11%였고, 2025년 상반기에는 4.5%였던 점과 비교하면 급격한 증가다. 한편 미국 주요 AI 연구소들의 고급 모델 토큰 가격이 올라가면서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높은 비용 부담에 직면했다는 게 배경이다.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존 엘(John L.) 손튼 중국센터의 카일 찬(Kyle Chan) 펠로우는 엔비씨씨(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비용이 급증하면서 중국 AI 모델이 미국 기업들에게 특히 매력적이 되고 있다」며 「이전에는 미국 기업들이 모델 종류와 상관없이 AI 도입을 우선시했다면, 이제는 비용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의 오픈소스 및 오픈가중치 버전들이 확산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이들 모델은 개발자가 내부를 검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일부는 수정도 가능하다. 이는 오픈에이아이, 앤스로픽, 구글(Google) 같은 업체들이 코드와 내부 메커니즘을 비공개로 두는 폐쇄형 시스템과 다르다. 현재 가장 성능이 우수한 오픈소스 및 오픈가중치 모델들은 대부분 중국 기업에서 개발했다.
지난 6월 에이아이 스타트업 린디(Lindy)는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에서 100% 트래픽을 중국 기업 딥시크로 옮겼다. 린디의 플로우 크리벨로(Flo Crivello) 최고경영자는 엔비씨씨에 「비용 곡선이 급락했다」며 「이 결정으로 몇 개월 안에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능 면에서도 중국 모델들이 미국 경쟁사를 따라잡고 있다. 브루킹스의 찬은 중국 모델들이 현재 미국 최고 수준보다 「6개월에서 9개월 뒤처져」 있지만 미국 경쟁사 대비 「비용이 극도로 저렴하면서 상단의 미국 선진 모델과 가까운 수준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지아이의 지엘엠(GLM) 5.2는 앤스로픽의 오푸스(Opus) 4.8과 광범위하게 추적되는 대리 벤치마크에서 1% 포인트 차이를 보이면서 비용은 약 5분의 1 수준이다.
오픈라우터의 데이터·분석 담당 저스틴 서머빌(Justin Summerville)은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들이 미국의 앤스로픽, 오픈에이아이 최고급 모델 대비 「60%에서 90% 저렴할 수 있다」고 엔비씨씨에 전했다. 한편 6월 말 오픈에이아이는 정부의 요청으로 신규 모델 출시를 제한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관계 끝에 앤스로픽의 신화(Mythos)와 우화(Fable) 모델에 대한 수출 규제도 해제됐다.